일상

2024년 퇴사 후기 - 공장 생활 및 구인 & 구직은 어떨까?

연봉1000억 2024. 3. 7. 08:51

공장에서 3개월 정도 수습을 하고 무기계약직으로 2년 넘게 일을 하고 사직서를 냈다. 그러면서 뭔가 배운 것들을 공유하고자 글을 남긴다. 솔직히 좋은 회사라고 할 수는 없고 다른 사람이 그곳을 간다고 하면 나처럼 고생만 하다가 나갈게 뻔히 보이기 때문에 돈이 급한게 아니라면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1. 임금 체계 및 직급 체계가 없는 회사

 

현장에 있는 관리자와 사무실에 있는 관리자와의 싸움이 매우 심하고 직급이 의미가 없다. 연차가 쌓인다고 해서 연봉이 올라가는 것이 아니고 여성의 경우 최저시급 상승률 만큼만 반영하고 남성의 경우 최저 시급에 300원을 더 준다. 업무 자체는 그렇게 어려운 편은 아니지만 육체노동이 주가 되기 때문에 일의 가치보다 일의 시간이 더 중요한 곳이다.

 

일이 많으면 당연히 힘들어지며 돈을 더 받기 위해서는 연장 근로, 야간 근로, 휴일 근로가 없다면 차라리 알바를 하는게 더 나을 수 있다. 한마디로 박리다매 구조이며 원가 절감이 이윤이 된다. 따라서 일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근로자나 회사가 노력하지 않는다.

 

입사하기전부터 이곳에 계속 있어야 겠다는 생각을 하고 들어간 건 아니지만 진짜 목표한 돈만 벌고 나간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입사 후 계속해서 더 좋은 기회를 찾는 노력을 멈추면 안된다. 좋은 말이지만 그걸 지키는 사람은 시간이 지나서 퇴사를 하는데 적응을 하다가 작은 것에 만족하며 자신의 한계를 가두는 사람들은 계속해서 남게 된다. 

 

2. 생산직은 시간을 돈으로 바꾸는 행위이다.

 

그러나 다른 직업도 똑같다. 다만 차이점은 자신의 가치를 높혔을 때 더 좋은 대우를 받을 수 있는가?, 승진의 기회가 있는가?, 안정적으로 일을 할 수 있는가?, 같은 시간동안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가? 와 같은 점들에서 차이가 난다. 누구나 할 수 있는 공장 일의 경우에도 기능적인 일이기 때문에 숙련도 차이가 난다.

 

그래서 똑같은 일을 하더라도 누구는 빠르고 정확하게 하며 누구는 느리고 부정확하게 한다. 또 누구는 일을 다 끝내고 빨리 퇴근해서 집에서 공부를 하고 더 좋은 기회를 잡기 위해 노력하고 준비한다. 그러나 회사는 주어진 일의 범위 및 양을 명확하게 정하지 않는다.

 

업무의 양과 범위는 근로계약서에 명시한 범위내에서 하는 것이 맞다. 만약 자신의 업무에서 벗어난 일을 하거나 더 많은 일을 단시간안에 한다면 돈을 더 달라고 요구할 수는 있지만 문제는 계속해서 처리해야 하는 업무량이 정해져있지 않기 때문에 시간을 기준으로 노동의 가치를 인정 받지 그외의 숙련도는 인정 받지 않았다.

 

즉, 내가 빨리 일한다고 해서 돈을 더 받는 것도 아니고 효율적으로 일을 한다고 해서 그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다. 대부분의  회사는 분업을 하기 위해 업무를 쪼갠 것인데 작은 부분들까지 신경써서 일을 하여 좀 더 효율적으로 일을 한다고 하면 일은 잘하는 사람으로 평가 받을 수 있겠지만 보상을 받는 부분은 전혀 없었다.

 

3. 현장과 사무직의 괴리감 때문에 생기는 문제들이 너무나도 많다.

 

일반적으로 현장 경험이 있던 사람들이 사무직의 관리직까지 하게 된다면 업무를 정확하게 알기 때문에 문제가 생기거나 시비가 걸렸을 때 명확하게 해결할 수 있는데 내가 경험한 회사는 오랜 업무 경력으로 나름대로의 전문성이 있다고 하는 사람들이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

 

직급 체계는 그러한 관리자를 인증해주는 시스템인데 제대로 되는 것이 하나도 없었고 회사 규모가 커져서 직급 체계를 실질적으로 도입할 때 중간 관리자의 역할이 정말 중요해진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수직적 조직 체계도 아니고 수평적 조직 체계도 아닌 아무것도 아닌 조직이라 옆에 있는 작은 부서끼리도 서로 정치 싸움만 계속하는 곳이었다.

 

이렇게 되어버리니까 인원수가 많은 부서의 말이 정당하지 않은 것인데도 다른 부서의 관리자가 자신의 업무가 아니기 때문에 부서의 이익을 대변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다. 부서가 나눠진 이유는 업무가 분리되었을 때 이익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두 부서의 일을 공유하고 작은 부서가 부당하게 대신 일을 하게 된다면 누가 그 부서에서 일을 하고 싶은가? 관리자들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자신의 부서의 사람들을 이용해 자신의 이익을 챙긴다. 예를들어 두 개의 부가 있는데 한쪽은 관리자에게 직원들이 일이 많아서 불만이 있고 한쪽은 관리자가 밑에 있는 부하 직원이 일을 안하거나 말을 안들어서 불만이 생긴다면 서로 싸우게 만들어서 해결을 한다. (해결이 되면 다행지만..)

4. 관리직은 자신의 개인 능력보다 정치를 해서 해결할려고 한다. 

 

만약 A라는 회사에서 200만원을 받고 있는데 B 라는 회사에서는 비슷한 업무에 300만원을 준다고 해보자. 당연히 똑같은 일을 하기 때문에 돈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근로자는 B라는 회사를 가게 될 것이다. 개개인들이 따로 따로 가는 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다수가 퇴사를 하게 된다면 어느 회사던 큰 문제가 생기게 된다.

 

그래서 회사 내에서 불만 표출은 그냥 감정적인 소모가 아니라 근거가 있어야 하며 불만을 표출할 바에 상대가 모르게 표출하는 것이 좋다는 말이 있다. 노동 조합이 생기거나 단체 행동을 하게 되면서 경제권까지 잡게 된다면 회사의 CEO는 자신의 의지대로 회사를 움직일 수 없게 된다. 

 

분명 회사는 법적으로 각 소유주에게 있고 회사의 대부분의 자산 또한 소유주에게 있는 경우에 일반적인 노동자들이 자본가를 경제적으로 이길 수는 없다. 또한 자신들의 문제를 다른 조직으로 돌리거나 근로자를 계속해서 근로자로 만들기 위해 여러가지 정치적 수단을 동원한다.

 

부서의 일을 서로 떠 넘겨서 서로 싸우게 만들던가, 근로조건을 일방적으로 제시한다던가, 승진에 차이를 둔다던가, 부서마다 다른 복지 혜택을 제공하거나, 부서마다 다르게 퇴근 시간을 만든다던지, 법적인 해석이 담긴 문서를 가지고 공지를 한다던지 다양한 수단들이 있다.

 

이러한 것들을 많이 겪어 보니깐 별 신경 쓰지 않게 된다. 내가 하는 것만 명확하게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스트레스가 그렇게 크지는 않았다. 나이 먹고 능력은 없고 다른 회사에 자기가 끼어들 수도 없고 오래 버틴 회사에서 자기 수명 늘릴 려고 권력 잡을려고 하는게 그렇게 좋게 보이지는 않는다. 

5. 조직문화는 토론이나 회의, 회식 자리를 가보면 바로 드러난다.

 

일방적 대화, 수직적 조직 문화, 의사소통의 채널 부재,  합리적인 의사결정, 사람들의 말투, 사적인 대화 등에서 서류상이나 인터넷에서 보이는 회사의 꾸며진 모습이 아닌 진짜 모습이 보이게 된다. 결국 그 회사가 어떤 회사인지 판단하기 위해서는 가봐야 아는 것이고 경험해봐야 회사를 알 수 있다.

 

회사에서 구인을 할 때 근로자는 취업할 기회를 얻는다. 그 기회는 누군가가 좋지 않은 이유로 퇴사를 해서 생기는 것일 수도 있고 더 발전하기 위해서 자발적으로 퇴사해서 생기는 것일 수도 있다. 회사 밖에 있는 사람이 회사 안의 상황을 확실하게 확인할 수 있는 것들은 다음과 같다.

 

퇴직 사유는 이직 사유서에 명확하게 표기된다. 회사 내 영업비밀이 아닌 자료들을 가지고 있다. 근로 계약서나 실질 임금을 보면 해당 업무에 대한 노동의 가치를 정확하고 확실하게 알 수 있게 된다. 해당 회사의 사조직이나 사적인 대화가 오고 가는 커뮤니티를 찾는다. 등등

 

수많은 접근 방식들이 존재한다. 물론 정확하게 말해주는 곳이 얼마나 될지는 모르겠다.
자기의 시장 가치를 높이고 최대한 많이 주는 곳들을 알기 위해 지원서를 많이 넣고 많이 면접보면서
임금 확인하고 주어진 임금 중에서 가장 높은 임금을 주는 곳, 커리어가 쌓이는 곳으로
자신의 기준을 적용시키는 선택할 수 있다면 선택하는 것일 뿐이다.